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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플힙플 #25] 자유롭게 음악과 만날 수 있는 곳, 토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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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 김썸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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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한 플레이스의 힙한 플레이리스트를 소개합니다!

INTRO핫한 플레이스의 힙한 플레이리스트를 소개합니다!

‘지금 나오는 노래 완전 좋은데, 이건 다 누가 알고 선곡하는 거지?’ 이런 생각, 해 보신 적 있나요?

 

요즘 ‘핫’하다는 거기! 감성 충만한 분위기에 흐르는 노래마저 힙하다고 소문이 자자한 바로 거기!

이 음악을 나만의 플레이리스트에도 넣고 싶은데, 주변 소음 때문에 검색에 실패하는 일이 다반사.

그렇다고 점원에게 물어보기는 조금 부끄러운 당신을 위해 준비했습니다.

 

핫한 플레이스의 힙한 플레이리스트 - 한 달에 두 번, [핫플힙플]이 전하는 흥미로운 선곡 이야기를 만나보세요.

 

자료제공 : 비스킷 사운드

HOT PLACE토끼굴 (Salon De Rabbit Cave)

글: 김썸머

 

합정을 찾는 사람들이 가장 많이 오가는 길목 끝, 언뜻 보면 눈에 잘 띄지 않는 건물 2층에 위치한 한 바가 있다. 하루가 지나면 가게가 바뀌어 있다는 이 곳에서 어느덧 7년. 레이첼 야마가타, 데미안 라이스, 막시밀리언 해커 등 유명 해외 뮤지션들이 한국을 올 때마다 즐겨 찾고 즉흥 공연까지 펼친 곳. 유수의 아티스트들이 다녀가고 그들의 작품의 배경이 된 곳. 평소 만나 보기도 힘든 이들이 기분 좋게 한 곡을 자처하고, 근방 라이브 클럽에서 공연이 끝나면 너나 할 것 없이 자연스레 모여드는 곳. 방금 전까지 각각 무대 위의 아티스트와 관객석의 관중이었지만 토끼굴에선 그저 함께 음악을 즐기는 ‘사람’이 된다. 아티스트들의 아지트이자 공연 팬들의 성지 같은 이곳에는 무슨 매력이 있는 걸까. 토끼굴의 김수진 대표를 만나 보았다.

 

INTERVIEW김수진 대표

김수진 대표

#.1 조금은 애매해서 더 매력적인, 자유롭게 음악과 만날 수 있는 곳 ‘토끼굴’

 

Q. 안녕하세요, 먼저 간단한 인사 부탁 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카페 겸 펍 겸 공연장인 토끼굴입니다.

 

Q. 토끼굴은 어떤 곳인가요? 소개를 부탁드려요.

정체성이 모호하긴 해요. 일반적인 카페의 분위기가 아닌데 커피를 마시는 사람이 여럿 있고, 전형적인 펍 느낌이 아닌데 술을 마시는 사람도 많고, 또 스테이지가 따로 없는데 공연을 자주 하죠. 이렇게 애매모호하며 자유로운 분위기가 어쩌면 토끼굴을 대표하는 성격일 수도 있겠어요.

 

Q. ‘토끼굴’이라는 이름이 특이해요. 토끼굴을 운영하신 지도 벌써 7년, 지금은 동명의 업장도 많아졌지만 창업 당시엔 유일했던 것으로 알고 있어요. 이름에 대해 설명해 주실 수 있나요?

루이스 캐롤의 소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 등장하는 토끼굴을 떠올리시는 분들이 많으신데요, 사실 그게 모티브는 아니에요. 한강시민공원 들어가는 초입엔 항상 짧은 굴을 지나게 되잖아요. 그걸 실제로 토끼굴이라고 하는데, 거기서 착안한 이름이에요. 그 장소에 가면 누군가 벽에 그래피티를 하기도 하고, 누군가는 약속 장소로 삼아 만남을 갖기도 하고, 또 악기를 연주하기도 하잖아요. 바로 그런 장소를 만들고 싶어서 이름을 따왔어요. 사실 말씀하신 대로 처음엔 동종업계에 동명의 업체가 없었어요. 이후에 여기저기 같은 이름, 비슷한 인테리어와 거의 흡사한 성격을 가진 가게들이 적잖이 생겨 속상한 때도 있었지만, 지금은 ‘그냥 다 같이 즐겁게 살자’라는 마음으로 웃어넘기고 있어요.

#.2 좋은 음악과 그 음악을 향한 애정이 호흡처럼 살아 숨쉬는 곳

 

Q. 토끼굴 하면 어느새 홍대, 합정 일대의 터줏대감 같은 느낌도 있고, 각각 떠오르는 이미지가 다르겠지만 무엇보다 음악을 빼고 설명할 수는 없을 것 같아요.

최신 유행하는 음악을 지양하고 전세계의 많은 음악들을 들을 수 있다 보니 많은 뮤지션들이 즐겨 찾는 공간이 된 것 같아요. 또 장르를 크게 제한하지 않고 많은 공연을 기획했던 것이 음악을 사랑하는 팬들에게는 음악과 분리해 생각할 수 없는 공간이 된 것 같네요.

 

Q. 많은 아티스트의 아지트이기도 하고, 일대에서 공연이 끝나면 자연스레 음악 팬들이 모여드는 공간이기도 하죠. 무엇보다 토끼굴에서의 공연도 꾸준히 있고요. 음악과 연관 지어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요?

오래도록 제가 사랑해온 뮤지션이 어느 날 갑자기 단골이 되어 올 때마다 악기를 연주한다거나, 공연장이나 인터넷 영상으로만 접할 수 있던 국내외 뮤지션들이 눈앞에서 뮤직비디오를 찍거나 연주하는 모든 일들이 제게 커다란 기쁨이었지요. 하지만 크게 유명하지 않아도 진정으로 음악을 사랑하는 많은 뮤지션들의 열정이 살아 숨쉬는 연주 또한 아주 소중한 기억이에요. 가끔 공연이 있을 때 지방에서 올라와 몇 시간씩 문 앞에서 대기하고, 뮤지션뿐만 아니라 저와 저희 스텝들에게 줄 선물까지 챙겨오는 분들이 있어요. 이런 애정은 도저히 잊을 수가 없죠.

Q. 토끼굴에서 열렸던 공연들에 대해 조금 더 이야기해 주세요.

첫 공연은...저였어요. 오픈 파티하던 날의 피아노 독주요. 부끄럽네요.(웃음) 코드가 좀 어려워서 악보 외우느라 2주 동안 집에서 열심히 연습했던 기억이 나네요.

정식으로 기획한 첫 공연은 유럽 출신의 재즈 뮤지션 트리오였어요. 맥주 한잔하러 우연히 들어왔다가 "우리 여기서 재즈 공연해도 돼?" 묻길래 전 또 "그래 하자"라고 대답했죠. 뭐, 이렇게 시작했네요. 지금까지 주로 팝, 인디 뮤지션들이나 재즈 뮤지션들의 쇼케이스나 정기 공연 등을 했고요, 클래식, 국악, 힙합, 일렉트로닉  등의 공연도 했었네요. 불규칙하게 즉흥 잼이 많은 편인데 요, 사실 잼이 공연보다 호응이 훨씬 좋아요. 신기한 일입니다.(웃음)

 

<토끼굴을 배경으로 촬영한 YB의 Cigarette Girl (Acoustic Live)>

Q. 사실 이전에는 다른 일을 하셨다고 알고 있어요. 토끼굴이라는 공간을 창조하게 되신 계기가 궁금합니다.

저는 원래 음악이나 바와는 전혀 무관한 일을 하던 사람이었어요. 입시학원 수학 강사로 13년을 일했어요. 한 직종에만 십 년이 넘는 시간 동안 종사하다가 어떠한 계기로 ‘하고 싶은 거 하며 즐겁게 살고 싶다’고 마음먹게 되었어요. 제가 좋아하는 음악과 문학 및 예술이 그저 공기처럼 흐르고 이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만나거나 쉬어가는 공간을 만들고 싶다는 동기로 토끼굴을 만들게 되었죠. 제가 워낙 귀가 예민한 편이라 식당이나 카페, 어느 장소가 되었든 음악이 거슬리면 그곳에 머물 수가 없더라고요. 때문에 음악이 좋은 공간을 만들고 싶다는 욕구가 더욱 컸어요.

 

Q. 그냥 바나 펍을 만들겠다기보다는 처음부터 ‘음악’과 밀접하게 닿아있는 공간을 만들겠다는 계획이 있으셨던 거네요?

네, 음악이 무조건 첫 번째인 공간. 그것이 제가 원했던 그림이에요. 구체적인 인테리어 컨셉이 나오기도 훨씬 이전에 업 라이트 피아노와 기타를 가져다 놓을 생각부터 했으니까요.

 

#.3 음악과 사람 모두, 있는 그대로 자유롭게

 

Q. 이 공간을 통해 앞으로도 새롭게 시도해 보고 싶은 부분이 있으신가요?
토끼굴에서 연극이나 무용 공연을 했던 적이 몇 번 있어요. 너무 좋았지만 공간적 아쉬움도 많았거든요. 이 부분은 지속적으로 고민 중이에요. 자리를 옮기는 것도 진지하게 생각해 봤고요. 특정 공간으로 존재하는 토끼굴을 넘어 하나의 레이블이 되는 것도 아주 오랜 시간 고민하고 있는 부분이고요. 물론, 아직 답은 안 나왔어요. 지금은 여러 가지로 상상하고 꿈꿔 보는 중입니다.

 
 

<토끼굴을 배경으로 촬영된 솔루션스의 genie’s pick INSIDE STOTY>

Q. 현재 계획 중인 프로젝트나 당장 실현 계획은 없지만 진행해 보고 싶은 프로젝트가 있으시다면요?
5월에 덴마크에서 재즈 뮤지션들이 내한해 공연할 예정이에요. 국내 뮤지션 공연도 몇 차례 진행할 예정인데 아직은 기획단계에 있어요.

진행해 보고 싶은 공연은, 제가 록 음악도 굉장히 좋아해서 제대로 좀 해보고 싶은데 공간적 제한 때문에 시도를 못하고 있어요. 소음 문제도 해결해야 하고요. 저에겐 가장 큰 숙제예요.

 

Q. 무엇이 되었든 토끼굴을 만들면서 가장 신경 쓴 한 가지가 있다면요?
최대한 자유로울 것,
최대한 날 것의 냄새를 풍길 것.
뭐니 뭐니 해도 음악이 좋은 공간일 것.

 

Q. 앞으로 토끼굴이 어떤 모양으로 변하든 무엇을 하든 그럼에도 반드시 끝까지 고수하고 싶은 것이 하나 있다면 무엇일까요?
역시나 끝까지 고수하고 싶은 것은, 제 창업 마인드와 동일해요.
음악이 좋은 공간 그리고 음악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이고 만나는 공간.

 

<토끼굴의 시그니처 칵테일 중 하나. 특정 아티스트를 모티브로 만들어진 시그니처 칵테일을 주문하면 수익 중 일부가 아티스트를 위해 쓰인다>

#.4 매일의 날씨와 공기가 그러하듯 음악을 통해서도 하루가 바뀌어요

 

Q. 선곡은 직접 하시나요?

선곡은 주로 제가 하지만 스탭들도 종종 하고 있어요. 토끼굴에서 함께하는 스탭들 역시 거의 뮤지션들이라 각자 다른 취향과 매력의 선곡을 선보이고 있어요.
기준이라면 토끼굴이 아닌 곳에서도 많이 들을 수 있는 최신 가요 음악은 최대한 자제하는 것이에요.

 

Q. 좋은 곡을 발견하는 나만의 팁이 있다면 소개해 주세요.

특별한 팁 같은 건 없고요, 그냥 닥치는 대로 많이 들어요. 가장 좋은 방법 중 하나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Q. 날짜, 요일, 시간 등등 외부 요인이나 상황에 따라 선곡에 차이가 있나요?
물론 있어요. 비 오는 날, 눈이 오는 날 혹은 햇살 쨍한 날의 공기의 냄새가 다 다르듯이 토끼굴의 음악도 달라진답니다. 차분한 월요일과 불타는 금요일, 토요일도 물론 모두 다르지요.

 

Q. 이 음반만큼은 플레이리스트에서 뺄 수 없다. 토끼굴이 믿고 플레이하는 음반이 있다면 소개해 주세요.
사실 추천하거나 소개하고 싶은 음악이 너무 많아서 당장 한두 개를 꼽기가 어렵네요. 상황에 따라 다른 선곡에 대해 얘기하고 있었으니 이렇게 소개해 볼게요.
비오는 날 쳇 베이커를 들으세요. 그 순간 바로 세상에서 가장 행복해져요.

 

#.5 음악과 예술을 향한 애정, 그 애정으로 모인 사람들이 만들어가는 공간

 

Q. 사람들에게 토끼굴이 어떤 공간이 되었으면 좋겠는지?

음악이 좋은 공간. 음악 및 예술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만나고 창조하는 공간.

HIP PLAYLIST 음악을 향한 애정이 그대로 담겨있는 토끼굴의 플레이리스트

 

 

궁금하다면? 지니 매거진에서 플레이리스트 감상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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