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RO 핫한 플레이스의 힙한 플레이리스트를 소개합니다!
‘지금 나오는 노래 완전 좋은데, 이건 다 누가 알고 선곡하는 거지?‘ 이런 생각, 해 보신 적 있나요?
요즘 ‘핫’하다는 거기! 감성 충만한 분위기에 흐르는 노래마저 힙하다고 소문이 자자한 바로 거기!
이 음악을 나만의 플레이리스트에도 넣고 싶은데, 주변 소음 때문에 검색에 실패하는 일이 다반사.
그렇다고 점원에게 물어보기는 조금 부끄러운 당신을 위해 준비했습니다.
핫한 플레이스의 힙한 플레이리스트 – 한 달에 두 번, [핫플힙플]이 전하는 흥미로운 선곡 이야기를 만나보세요.
자료제공: 비스킷 사운드
HOT PLACE 글쓰기라는 행위에 깊이 몰입할 수 있는 공간 <라이팅룸>
을지로 낡은 건물 4층에 자리한 ‘라이팅룸’은 글을 쓰는 사람들을 위한 특별한 공간이다. 이곳에서는 모든 것이 조금 느리게, 조금 더 깊게 흐른다. 문을 열고 들어서면 책장을 넘기는 소리, 펜 끝이 종이를 스치는 소리, 그리고 잔잔히 흐르는 음악만이 나지막이 들린다. 라이팅룸이 말하는 ‘쓰는 행위’는 단순히 기록하거나 표현하는 것을 넘어선다. 쓰는 것은 자신과 마주하는 여정이며, 내면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시간이다. 따뜻한 조명 아래 누군가는 차분히 다른 사람들의 글을 읽으며 영감을 얻고, 누군가는 자신의 이야기를 조심스레 종이에 풀어낸다. 오래된 것과 새로운 가능성이 공존하는 곳 을지로에서 라이팅룸은 쓰는 행위를 통해 사람들이 자신만의 이야기를 발견하고 기록할 기회를 제공한다. 한해를 여는 1월, 조용한 몰입과 따뜻한 위로가 공존하는 이 작은 방에서 무언가 쓰는 행위로 2025년을 시작해보는 건 어떨까?
INTERVIEW 라이팅룸
Q. 안녕하세요, 지니뮤직 구독자에게 인사와 공간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서울 을지로에서 기록을 위한 공간 ‘라이팅룸’을 운영하는 ‘라잇’이라고 합니다.
라이팅룸은 시끄러운 세상의 소음에서 벗어나 글 쓰며 자신과의 깊은 대화를 할 수 있는 공간입니다. 오로지 글쓰기라는 행위에 깊이 몰입할 수 있도록 오랫동안 고민하여 열게 되었는데요. 라이팅룸에서는 다양한 사람들이 글을 쓰는 낭만적인 풍경과 기록을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Q. ‘라이팅룸’, 어떤 뜻이 담겨 있나요?
The writing room. 말 그대로 ‘쓰는 방’이라는 뜻입니다. 쓰기만을 위한 공간을 모두에게 내어주고 싶은 마음으로 짓게 되었어요.
Q. 독서, 문구, 쇼룸이 결합된 공간들은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반면, 쓰는 행위를 전면으로 내세운 공간은 드물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런 콘셉트의 공간을 열게 된 계기를 여쭤보고 싶어요.
어렸을 적부터 종이에 뭔가를 쓰고 기록하는 일을 사랑했습니다. 제가 이 행위를 사랑하다 보니, 쓰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이 너무 아름다워 보이더라고요. 그 모습을 오래도록 보고 싶었고, 더 많은 사람들과 함께 오래도록 쓰면서 살고 싶다는 소망 아래 라이팅룸을 열게 되었어요.
Q. 조용히 사색하며 무언가를 적는 곳과 을지로는 어쩐지 이질감이 있는 것 같기도 해요. 어쩌면 이 공간에 오신 분들이 그래서 더 특별한 느낌을 갖는게 아닐까 합니다. 을지로에 있는 낡은 빌딩 4층에 이런 공간을 꾸리게 된 이유가 궁금해요.
저는 라이팅룸을 열기 전부터 기록하는 상품을 만드는 브랜드 ‘라잇요라이프’를 운영해 오고 있어요. 각종 노트와 메모지 등 문구류를 만들죠. 그중 제가 제일 좋아하는 품목이 바로 노트인데요, 을지로는 인쇄의 동네이기에 자연스럽게 흘러왔어요. 매일 종이를 싣은 지게차들이 바쁘게 오가고, 좁은 골목 사이사이에는 인쇄에 관련된 수많은 공장들이 숨 쉬고 있어요. 뭐든 만들 수 있는 이 동네는 가능성으로 가득하죠. 화려하진 않아도 자신만의 기술로 정직하게 일하는 사람들 사이에 있으면 저도 발걸음이 씩씩해져요. 무얼 해도 이상하지 않은 동네라 이곳에 정을 붙이게 됐어요.
Q. 쓰는 것에 진심인 공간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무언가 쓰는 행위에 대한 라이팅룸의 생각을 여쭤보고 싶어요.
쓰는 일은 하얀 종이를 거울삼아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요즘은 터치 몇 번이면 타인의 삶을 너무도 쉽게 볼 수 있고, 자극적인 콘텐츠가 넘쳐나는 시대입니다. 자신만의 이야기에 집중하기가 어려워요. 하지만 우리 모두에겐 혼자만의 시간이 꼭 필요합니다. 스스로의 일상을 진지하게 바라보고, 각자의 방식으로 생각을 정리하는 시간이요. 그 시간을 통해서 자기다운 삶을 만들어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시간을 더 많은 분들께 경험해 보게 하는 것이 라이팅룸의 존재 이유입니다.
Q. 예약제로 운영되고, 전자기기 등은 사용이 안 되지만 매장 내 비치된 도서, 문구 등은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걸로 알고 있고요. 그 외에도 이곳을 이용하고, 또 잘 즐길 수 있는 방법들을 자세히 설명해 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쓰고 싶은 마음만 가지고 오시면 됩니다. 다른 도구들은 다 준비되어 있으니까요. 뭘 써야 할지 모르겠다면, 라이팅룸에 오셨던 분들의 글을 찬찬히 읽어보셔도 좋아요. 그런 다음 차분해진 마음으로 스스로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 보세요. ‘나 요즘 잘 지내고 있나?’ ‘요즘 나의 고민이 뭘까?’ 같은 사소한 질문을 던져보세요. 그리고 종이 위에 자유롭게 답해보세요.
Q. 평소에 쓰는 것에 익숙하지 않기 때문에 어딘가 펼쳐진 방명록에 무슨 글을 적어야 할지 몰라 망설인 경험이 있습니다. 그런데 라이팅룸 곳곳에서 볼 수 있는 다른 사람들의 글과 라이팅룸의 질문들을 따라가다 보면 나도 무언가 적어볼 수 있겠단 용기가 조금은 생깁니다. 방문하신 분들의 후기를 보면 이렇게 느끼는 분은 저만은 아닌 듯한데요. 이곳에서 사람들을 쓰도록 독려하기 위해 특별히 신경 쓴 부분들을 여쭤보고 싶어요.
대단한 글을 써야 한다는 강박이나 뭔지 모를 두려움을 최대한 낮춰드리고 싶어요. 라이팅룸은 어떤 모양의 글이든 평가하지 않는 곳입니다. 모든 기록을 품어주는 공간이라는 느낌을 드리고 싶어요. 그런 이유에서 사람들의 기록들이 공존하고 연결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해 두었습니다. 그 밖에도 공간의 향, 흐르는 음악, 고객을 편안히 응대하는 것에 각별히 신경 쓰고 있습니다.
Q. 책장 넘기는 소리, 무언가 쓰는 소리, 그리고 음악 소리만이 고요히 흐르는 라이팅룸입니다. 음악은 어떻게 선곡하시는지 궁금해요.
제가 평소 기록할 때 듣는 노래들을 중심으로 선곡합니다. 가끔 분위기가 늘어질 때는 경쾌한 연주곡도 틀고, 잔잔한 인디음악을 한 곡씩 틀어드리기도 해요. 곡을 선곡하는 첫 번째 기준은 ‘이 노래를 들으며 기록에 몰입할 수 있는가?’입니다. 라이팅룸 유튜브 채널에서는 방문자분들의 글에 노래로 답장을 해드리기도 해요.
Q. 라이팅룸은 앞으로 어떤 공간이 되기를 바라나요?
라이팅룸은 오래도록 그 자리에 있어주는 공간이 되고 싶어요. 오랜 시간 사람들의 기록을 품은, 지친 누군가를 위로해줄 수 있는 공간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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