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원 플랫폼 '스포티파이'가 최근 새로운 요금제를 출시했다. 광고만 들으면 음원을 무제한으로 즐길 수 있는 '스포티파이 프리'다. 효과는 기대치를 웃돈다. 무료 요금제 출시와 동시에 스포티파이의 신규 설치 건수는 출시 전 대비 13배 넘게 늘었다. 문제는 이 기세가 멜론, 지니뮤직 등 토종 플랫폼에 어떤 영향을 미치느냐다.
![스포티파이가 광고만 보면 음원을 무료로 들을 수 있는 요금제를 출시했다.[사진 | 연합뉴스]](./files/attach/images/152/637/078/2363323947a4437b988f3480fedc5f46.jpg)
스포티파이가 광고만 보면 음원을 무료로 들을 수 있는 요금제를 출시했다.[사진 | 연합뉴스]
글로벌 음원 플랫폼 '스포티파이(Spotify)'는 세계 음원 시장 1인자다. 시장조사업체 미디어리서치에 따르면 스포티파이는 2023년 기준 전세계 음원 시장의 31.7%를 점유하고 있다.
그런데 이런 스포티파이가 힘을 쓰지 못하는 시장이 있다. 한국이다. 2020년 처음 한국에 상륙한 스포티파이가 여태까지 의미 있는 성과를 내지 못한 이유는 멜론·지니뮤직·플로와 같은 국내 토종 음원 플랫폼이 워낙 강해서다. 2019년 국내 시장에 뛰어든 유튜브뮤직의 존재감도 크다.
데이터 분석 솔루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9월 스포티파이의 국내 월간활성화사용자수(MAU)는 81만9730명에 머물러 있다. 국내 음원 플랫폼 1위를 달리고 있는 유튜브뮤직(753만3239명)과는 비교조차 힘들다. 국내 토종 플랫폼과도 격차가 크다. 멜론은 693만888명, 지니뮤직은 288만8758명, 플로는 217만9131명이다.
자존심에 상처가 났는지 스포티파이가 최근 한국에서 초강수를 던졌다. 바로 무료 요금제다. 지난 10일 스포티파이는 광고만 시청하면 노래를 무제한으로 들을 수 있는 '스포티파이 프리' 요금제를 출시했다.
무료 요금제의 효과는 곧바로 나타났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10일 스포티파이 앱의 신규 설치 건수는 4만9816건으로, 전일 대비 13.4배 늘었다. 그다음날인 11일엔 4만4915건을 기록했다.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애플 앱스토어 등 양대 앱마켓에서도 1위를 달리고 있다. 구글 플레이스토어 '음악·오디오' 부문에선 지난 11일부터 22일까지 1위를 유지했다. 애플 앱스토어 '음악' 부문도 같은 기간 1위 자리에 올랐다.
관건은 소비자가 이 서비스를 지속해서 이용하느냐다. 스포티파이가 소비자를 계속 머물 수 있게 하는 '콘텐츠'를 충분히 갖고 있느냐는 건데, 내재적 문제가 적지 않다. 무엇보다 스포티파이가 해외 음원에 주력하는 서비스라는 건 태생적 한계다. 국내 이용자를 불편하게 만들 요소가 많을 수밖에 없어서다.
가령, 스포티파이엔 상대적으로 덜 유명한 국내 가수의 노래가 없는 경우가 많다. 한국어 노래 제목도 영어로 표기해 노래를 다시 찾는 것도 쉽지 않다. 무료 요금제도 불편 요소가 숱하다. 현재 스포티파이 무료 요금제로는 노래를 셔플(shuffle·랜덤재생)로만 재생할 수 있다. 그래서 재생 목록에서 원하는 노래를 원하는 순서대로 들을 수 없다. 스마트폰에선 '노래 건너뛰기'도 1시간에 6번만 가능하다.
![[사진 | 연합뉴스]](./files/attach/images/152/637/078/ab9304c4c8eba16dab697c233f67bbec.jpg)
[사진 | 연합뉴스]

알고리즘을 통해 음원을 추천하고 플레이리스트를 만들어주는 방식이 유튜브뮤직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은 장점이자 단점이다. 유튜브뮤직에 익숙한 소비자에게 '익숙함'을 선물할 순 있지만, 스포티파이만의 콘텐츠가 무엇이냐는 질문엔 답하기 어려워서다.
이는 무료 요금제의 지속가능성을 가늠하는 변수이기도 하다. 이 때문인지 업계 관계자들은 스포티파이의 약진이 미풍에 그칠 것일지, 음원 플랫폼을 흔드는 폭풍이 될 것인지를 두고 설왕설래하고 있다.
만약 스포티파이의 기세가 계속 이어진다면 멜론·지니뮤직은 불편한 상황으로 몰릴 수밖에 없다. 유튜브뮤직이 등장한 이후 MAU가 각각 18.5%, 51.6% 감소(2021년 2월 대비)한 멜론·지니뮤직으로선 또 하나의 강자를 만난 셈이어서다. '무료 요금제'로 약진의 발판을 마련한 스포티파이는 국내 음원시장에 어떤 파동을 일으킬까.
조서영 더스쿠프 기자
syvho11@thescoop.co.kr
원문 :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665/0000003886?sid=105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