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RO 핫한 플레이스의 힙한 플레이리스트를 소개합니다!
HOT PLACE 명동의 끝자락에서 만나는 좋은 음악 <오브옉트>
오늘 핫플힙플에서 소개할 공간은 음악을 사랑하는 이들에게 ‘명동의 숨은 보석’이라 불리는 명동의 레코드 바 <오브옉트>다. 어느 골목에나 볼 수 있는 평범한 건물 4층, 오브옉트의 문을 열고 들어가면 통창 넘어 멀리 남산타워가 보이고 투박하게 놓인 가구와 식물이 편안하면서도 멋스럽게 어우러진 공간이 우릴 맞이한다. 이국적이고 감각적인 공간 분위기로도 인기이지만 오브옉트가 사랑받는 이유는 단연 음악이다. 현역 DJ인 주인장의 선곡은 브라질리언 훵크, 보사노바, 인도네시안 훵크, 나폴리탄 디스코를 넘나들어 새롭지만 결코 어렵지 않고 편안하다. 오브옉트에선 좋은 컬렉션을 가진 국내외 DJ의 선곡을 양질의 사운드로 만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매력인 만큼 음악이 특별한 공간을 찾는다면 체크해보길 바란다.
INTERVIEW 오브옉트
Q. 레코드 바에 세계관이 있을 수 있다는 걸 오브옉트를 통해 처음 알게 됐습니다. 인스타그램 계정, 타 매체 인터뷰 등에서 언급한 ‘버려진 스튜디오에 생명이 자라나는 콘셉트’에 관한 얘기를 좀 구체적으로 들어보고 싶어요. ‘좀비 세상’, ‘배수구의 요소를 접목한 가구’, ‘좋은 소리를 듣고 자라나는 식물들’ 이런 스토리들 말이에요.
너무 거창하게 보이실지도 모르겠지만 어떠한 주제와 물건들이 그 나름의 스토리를 가지게 된다면 생명력이 생긴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공간을 계약하고 너무 험블한 이 공간의 분위기를 너무 화려하거나 작위적으로 만들지 않게 하려면 어떻게 할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멸망한 지구의 모습을 떠올리게 되었습니다. 인간이 떠난 공간에선 식물과 다른 생명체가 이곳을 지배하게 될 거라는 상상을 하게 되었고 그래서 투박한 가구들과 식물들이 중심을 이루고 그 위에 음악들이 조화롭게 배치되면 조금 더 설득력 있는 스토리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게 그 출발이었어요.
# 공간에서 중요한 것은 공감대와 정서
Q. 이런 스토리를 구상하고 또 공간에 풀어내게 된 계기, 이유가 무척 궁금해요.
저는 원래 기업에서 디자인을 맡고 있었는데요. 디자인의 제일 중요한 덕목은 공감대라 배웠고 현재도 그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만약 제 공간을 가지게 된다면 공감대와 정서가 매우 중요하다고 여기고 스토리를 먼저 쓰고 거기에 맞는 머터리얼과 컨셉을 집어넣으려고 노력했습니다.
Q. 사장님은 현직 DJ입니다. 그런 만큼 이곳에서는 양질의 선곡을 접할 수 있을 텐데요. 주로 플레이하는 장르나 색깔 같은 게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현재는 주로 벨레아릭 뮤직과 라이브러리뮤직을 중심으로 브라질리언 훵크, 보사노바, 인도네시안 훵크, 나폴리탄 디스코 등을 선곡하여 들려드리고 있습니다.
Q. 시스템 얘기를 해보겠습니다. 오브옉트의 음향 세팅을 위한 구상 역시 페르소나가 존재합니다. 퀸시존스와 함께한 것으로도 유명한 엔지니어 Al Schmidt이죠.
제가 좋아하는 음악 장르와 가장 맞닿아 있는 스피커 시스템과 앰프의 조합을 찾으려고 매우 노력했습니다. 자료를 찾던 중에 스튜디오 모니터 스피커가 이곳에 가장 어울릴 것 같다고 결정하고 그중에 제가 정말 좋아하는 음악이 탄생되었던 스튜디오의 주인이 Al Schmidt 옹이라는 걸 알게 되었고 그가 쓰는 시스템과 비슷하게 하고 싶어 이런 구성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Q. 흔하지 않은 이동식 가구와 DJ 부스, 음향 기기들...그리고 빠질 수 없는 플랜테리어까지 어느 하나 평범한 게 없는 오브옉트의 비주얼 얘기를 해볼게요. 공간을 꾸릴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이 무엇이었는지 그리고 오시는 분들에게 소개하고 싶거나 알아봐 주길 바라는 것이 있다면 무엇인지?
이곳의 슬로건이 두 개가 있는데 하나는 ‘우리는 시간과 공기 그리고 사물(주제)가 있습니다’ 와 ‘우리는 어려운 곳에 존재하지만 건강하고 항상 자라납니다’ 라는 문장입니다. 이곳은 항상 자라납니다라는 글은 이곳이 항상 완성되지 않은 공간으로 보여지고 싶다는 마음에 이렇게 정했습니다. 항상 변화하고 유기적으로 움직이고 또한 반응하며 이곳에 함께해 주신 이들과 함께 바꿔가며 오가닉한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싶어 이러한 구조와 분위기 그리고 사물들을 배치하였습니다.
# 항상 변화하고 유기적으로 움직이고 또한 반응하며
Q. 오브옉트에의 글들에서 소리, 따듯함, 건강함, 생명. 그리고 가장 중요한 듯 보이는 ‘편안함’ 등의 키워드를 발견할 수 있었어요. 사람들이 오브옉트를 어떻게 느끼고 또 즐기길 바라시는지 여쭤보고 싶고, 이 키워드들을 느낄 수 있는 혹은 가장 오브옉트 스러운 음악을 꼽아 주신다면 어떤 걸지 여쭤보고 싶어요.
편안함은 열에너지가 퍼지는 대류현상과 비슷한 것 같아요. 사람에서 오는 온도 혹은 음악에서 느껴지는 따뜻함 등이 대류를 일으키듯 주변에 영향을 미치며 자연스럽게 변화되는 느낌을 가져가고 싶습니다. 가장 오브옉트다운 음악은 너무 어렵지만 제가 좋아하는 곡중에 하나인 Alan Hawkshaw - Malibu Queen 일것 같아요. 이 곡에서 따뜻한 말리부의 기운과 투박하지만, 정겨운 리듬 그리고 따뜻한 멜로디가 오브옉트의 그것과 맞닿아 있다고 생각합니다.
Q. 사장님을 비롯한 특별한 DJ들의 셋을 만날 수 있는 것이 오브옉트의 매력입니다. 사운드 클라우드 채널 Objktt radio도 운영하고 있고, ‘오브옉트 컬렉션’ 이라는 콘텐츠로 아티스트도 소개해 주고 계시죠. 앞으로 또 예정된 음악적인 기획이나 이벤트가 있다면 어떤 게 있을까요?
감사하게도 해외 아티스트분들의 연락이 자주 오고 있습니다. 토요일엔 저녁 시간, 일요일엔 오후시간을 빌려 좋은 컬렉션을 가진 디제이들을 섭외하여 음악을 들려드릴 생각입니다. 또한 바이닐을 사랑하시는 분들을 위해 레코드 클리닝 데이를 기획하고 있고 알엔비 뮤지션의 라이브 세션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Q. 오브옉트 레코드바는 앞으로 어떤 공간이 되기를 바라나요?
새롭지만 편안하고 밝지만 눈부시지 않고 차분하지만 우울하지 않은 낮과 밤이 아름다운 공간이 되길 바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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