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RO 핫한 플레이스의 힙한 플레이리스트를 소개합니다!
‘지금 나오는 노래 완전 좋은데, 이건 다 누가 알고 선곡하는 거지?‘ 이런 생각, 해 보신 적 있나요?
요즘 ‘핫’하다는 거기! 감성 충만한 분위기에 흐르는 노래마저 힙하다고 소문이 자자한 바로 거기!
이 음악을 나만의 플레이리스트에도 넣고 싶은데, 주변 소음 때문에 검색에 실패하는 일이 다반사.
그렇다고 점원에게 물어보기는 조금 부끄러운 당신을 위해 준비했습니다.
핫한 플레이스의 힙한 플레이리스트 – 한 달에 두 번, [핫플힙플]이 전하는 흥미로운 선곡 이야기를 만나보세요.
자료제공: 비스킷 사운드
INTERVIEW 김보라
# 긴 여정을 마치고 편히 쉴 수 있는 따뜻한 공간을 꿈꾸며
Q. 안녕하세요, 지니뮤직 구독자에게 인사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경기도 파주에서 콰이어트라이트 라는 이름의 아담한 재즈 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김보라입니다.
HOT PLACE <콰이어트라이트>
파주의 카페 중에서도 감도 높은 공간의 브랜딩과 재즈 음악이라는 키워드로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콰이어트라이트. 재즈의 그윽한 이미지와도 닮은 우드톤의 인테리어가 눈길을 사로잡는 이곳은 긴 여정의 끝에 재즈와 함께 커피 한 잔의 여유를 누리며 쉴 수 있는 공간이다. 재즈라는 음악에 집중할 수 있도록 정교하게 계산된 음향시스템과 정성 들여 내는 커피, 퀄리티가 뛰어난 구움 과자는 콰이어트라이트가 ‘파주 음악 카페 신흥 강자’라는 수식어를 가질 수 있도록 해줬다.
Q. 콰이어트라이트, 작년 봄에 오픈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감도 높은 공간의 분위기 때문에 1년 새 사랑 받는 파주의 음악 공간으로 자리 잡았어요. 상호에 담긴 뜻과 이렇게 이름을 짓게 된 이유가 궁금합니다.
콰이어트라이트 (QuietLight)는 빌 에반스 I Will Say Goodbye(1980) 앨범에 있는 수록곡입니다. 빌 에반스는 가장 좋아하는 아티스트이기도 하고 곡을 듣고 있으면 긴 여정을 마치고 편히 쉴 수 있는 따뜻한 공간을 찾아가는 모습이 연상되는데, 방문하는 손님들에게 따뜻하고 편안한 곳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콰이어트라이트’라고 이름 짓게 되었어요.
Q. 파주에 위치하게 된 배경이나 이유가 있다면 함께 말씀해 주시면 좋겠고요.
오랜 기간 서울에서 지내다 보니 복잡하고 소란스러운 것들에 대한 반작용이라고 해야 할까. 단순하고 차분한 것들을 찾게 되었고 그래서 서울과 멀지 않지만 한적한 파주로 자리 잡게 되었어요.
Q. 콰이어트라이트를 단 한 문장으로 설명해 주신다면 뭐라고 말씀해 주실 수 있으실까요?
한가로운 동네에 있는 작은 재즈 카페입니다. 꽤 괜찮은 커피와 과자를 즐길 수 있는.
#본질은 카페
Q. 커피가 맛있다는 말을 들었을 때 가장 행복하시다고요. 커피 맛에 특별히 신경 쓰는 부분이 있다면 말씀해 주시고 매일 아침 구워 내는 디저트도 인기인만큼 주력 메뉴도 소개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1종의 블렌드 원두와 시기에 따라 6~7종의 싱글 원두를 직접 로스팅하고 있어요. 원두별로 상미기간을 타이트하게 정해두고 그 기간만 사용하고 있습니다. 어쨌든 본질은 카페니까요. 손님들에게 제대로 된 커피와 디저트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게리 멀리건의 나이트라이트 (Night Lights)에서 이름을 따온, 에스프레소와 버번위스키 그리고 비정제 설탕을 넣은 ‘나이트라이트’와 질 좋은 다크 초콜릿과 화이트초콜릿으로 만드는 초콜릿 음료들이 인기이고, 디저트는 계절별로 종류를 달리하는데 화이트초콜릿을 넣어 기존의 치즈케이크보다 부드러운 ‘화이트초콜릿 치즈케이크’와 여름에는 ‘무스 오 쇼콜라’, 겨울에는 ‘피스타치오 프레지에’가 많은 사랑을 받고 있어요.
#그날의 분위기에 따라 더하거나 빼거나
Q. 음악 감상을 주력으로 하는 공간이기도 하죠. 주로 재즈를 틀고요. 특별히 재즈라는 음악으로 공간을 채우는 이유가 궁금하고 평소 공간의 선곡은 어떻게 하시는지도 여쭤보고 싶어요.
직장생활을 하면서 퇴근하고 집에 돌아와 커피나 차를 내리고 재즈 앨범을 듣는 게 유일한 취미였어요. 하루 중 가장 좋아하는 시간이었고 그래서 자연스럽게 그런 공간을 만들고 싶다고 생각하게 된 것 같아요.
매달 어울리는 주제를 정해서 플레이리스트를 만들어요. 예를 들면 5월은 애니메이션 속 재즈, 6월은 영화 속 재즈, 7월은 삼바와 보사노바, 8월은 화려한 스윙 같이 큰 틀을 정해두고 매일 그날의 분위기에 따라 더하거나 빼거나 하면서 선곡하고 있어요. 아무래도 재즈는 진입장벽이 존재하는 음악이고 들으면 들을수록 들리는 경험치가 필요한 음악이라서 손님들의 반응을 살피며 선곡을 바꾸는 경우도 많아요.
Q. 우드톤의 인테리어가 멋스럽습니다. 특히, LP 플레이 존이 인상적이에요. 지금 흐르는 음악의 앨범 재킷을 액자처럼 전시할 수 있도록 디자인된 것도 눈에 띄고요. 인테리어 콘셉트는 무엇인지, 음향 시스템은 어떻게 꾸리셨는지도 말씀 들어보고 싶어요.
인테리어 디자인과 시공은 ‘이망치 스튜디오’의 이망치 실장님이 담당해 주셨어요. 일상이 아닌 것처럼 느껴지는 비일상의 공간, 차분하고 따뜻한, 재즈에 어울리는 음악에 집중하기 쉬운 공간을 바란다고 말씀드렸고, 턴테이블이 놓여져있는 홀 스테이지, 커피를 내리는 커피 바, 그리고 밖의 풍경을 볼 수 있는 통창 크게 세 부분으로 나뉘어 차분하지만 무겁거나 올드하지 않고 따뜻하고 밝은 공간이 된 것 같아요.
음향 시스템은 예전부터 가지고 있던 매킨토시의 파워/프리앰프인 MC7300/C34V 에 맞춰서 스피커는 JBL 4344 턴테이블은 린 손덱 LP12 모델을, 카트리지는 자주 바꾸는 편인데 지금은 슈어사의 V15TYPE3 사용하고 있어요. 재즈를 울리기에 적당한 조합이라고 생각합니다.
Q. 사장님의 인생 음반은 어떤 걸지도 궁금합니다. 물론 재즈일 것 같아요.
좋아하는 음반은 정말 많지만 역시 가장 아끼는 음반은 제가 오랜 직장생활로 지쳐있을 때 큰 위로가 되어 준 빌에반스의 WE WILL MEET AGAIN(1979) / I WILL SAY GOOD BYE(1980) 두 음반이에요. 빌 에반스가 세상에 남기는 작별 인사 같은 앨범인데 정말 아름답습니다.
Q. 사장님이 생각하는 좋은 공간은 어떤 곳인가요?
운영하는 사람과 닮아있는 공간이 아닐까 라는 생각을 요즘 하게 됩니다.
Q. 앞으로 콰이어트라이트는 어떤 공간이 되었으면 하고 바라시나요?
일상에 지친 사람들에게 위안을 줄 수 있는, 쉼표가 될 수 있는 그런 공간이 되길 진심으로 바라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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