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RO 핫한 플레이스의 힙한 플레이리스트를 소개합니다!
‘지금 나오는 노래 완전 좋은데, 이건 다 누가 알고 선곡하는 거지?‘ 이런 생각, 해 보신 적 있나요?
요즘 ‘핫’하다는 거기! 감성 충만한 분위기에 흐르는 노래마저 힙하다고 소문이 자자한 바로 거기!
이 음악을 나만의 플레이리스트에도 넣고 싶은데, 주변 소음 때문에 검색에 실패하는 일이 다반사.
그렇다고 점원에게 물어보기는 조금 부끄러운 당신을 위해 준비했습니다.
핫한 플레이스의 힙한 플레이리스트 – 한 달에 두 번, [핫플힙플]이 전하는 흥미로운 선곡 이야기를 만나보세요.
자료제공: 비스킷 사운드
HOT PLACE 〈폴베리〉
피자, 파스타, 판제로띠... 우리가 사랑하는 이태리 음식을 더 다채롭게 만나고 싶다면, 거기에 이 계절을 충분히 느낄 수 있는 요리로 몸과 마음에 선물을 주고 싶다면 망원동의 이태리 식당<폴베리>를 체크하길 바란다. 아주 작은 매장이지만 음식에 대한 애정과 비전 만큼은 누구보다 큰 이곳에서 소울푸드를 만나게 될지 모르니까. 우리 땅에서 나고 자란 식재료로 만든 맛있는 이태리 음식은 우리의 기분은 물론 소화까지 돕는다.
INTERVIEW 〈폴베리〉
Q. 안녕하세요, 지니뮤직 구독자에게 인사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지니뮤직 구독자 여러분. 처음 인사드리게 됐습니다. 서울 합정동에서 작은 피자집을 운영하고 있는 폴베리의 김찬겸(니노) 입니다. 지니뮤직과 인터뷰하게 되어 영광입니다.
Q. 폴베리, 상호에 담긴 뜻과 이렇게 이름을 짓게 된 이유가 궁금합니다.
폴베리”POLVERI” 는 이탈리아어 “POLVERE” 가루, 분진 등의 뜻을 가진 복수형 단어입니다. 제가 현재 하고 있는 메뉴가 피자와, 파스타 등 전반적으로 밀가루 기반의 이탈리아 음식을 하고 있어서 가루의 뜻을 담고자 이렇게 지어봤습니다. 또한 음식의 가장 기본이 되는 재료의 시작부터 완성까지 모든 걸 제 손으로 직접 만들고 싶어서 음식의 최소 단위의 뜻을 담고 싶었고요. 제 몸이 가루가 될 때까지 열심히 해보자는 뜻도 담고 있습니다.(웃음)
Q. 폴베리를 한 마디로 정의한다면 어떤 공간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흔한 메뉴지만 흔하지 않은, 폴베리만의 맛을 즐기는 곳이라고 생각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우리가 흔히 이탈리아 음식을 먹는다고 하면 예상되는 맛이 있잖아요. 거기에 저는 살짝 맛을 변형시켜 새로운 맛을 즐길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폴베리는 우리에게 익숙한 이탈리아 음식을 새롭게 즐길 수 있는 곳입니다.
# 재료부터 접시에 내기까지 모든 걸 손으로 직접
Q. "한국 사람은 한국에서 나고 자란 것을 먹어야 한다"는 철학으로 양식이지만 국산 밀을 사용하여 요리를 내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관련해서 소개를 해주신다면요?
우리 주변에는 무수히 많은 밀가루 음식들이 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산밀의 자급률이 2% 안팎으로 굉장히 낮습니다. 대부분 수입 밀에만 의존하다보니 국산 밀에 대한 연구와 관심이 상대적으로 낮아질 수 밖에 없는 현실이 안타까워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고자 최대한 국산 밀을 활용하고 있어요. ‘국산 밀은 맛이 없다’는 선입견이 생각보다 많은 편인데, 우리가 지금까지 수입 밀에 너무 익숙해져서 국산 밀과의 차이를 “다른 게 아닌 틀린 것으’로 인지”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 이런 인식을 좀 개선해보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폴베리도 피자의 경우는 국산 밀만을 사용해서는 제가 원하는 맛과 식감이 나오질 않아 이탈리아 밀가루를 일부 섞어서 만들고 있어요.
Q. 참, 매장에 들어서자마자 만날 수 있고, 또 인스타그램 공지 등에서도 자주 보이는 이 호랑이 그림과 사장님은 무슨 관계가 있을까요? 이태리 피자를 만날 수 있는 곳에서의 호랑이라니, 색다르지만 묘하게 어울리는 느낌도 들고요.
음식에서도 알 수 있듯이 저는 동서양의 조화를 상당히 좋아하는 편이에요. 예전부터 호랑이 담배피우는 시절 민화로 뭔가 해보고 싶었었는데 이번에 폴베리 메뉴 리뉴얼을 하면서 그동안 제가 걸어온 길과 앞으로 하고 싶은 걸 그림에 담아 본 결과입니다. 손님분들이 물어봐주시면 하나씩 설명해 드리고 있어요. 물론, 물어보지 않는 분들에게 억지로 말하지는 않고요(웃음). 지금 이거 말고도 다른 그림 시리즈도 준비중인데 생각보다 더디어지네요. 처음에는 손님들에게 스티커로도 나눠드리고 했는데 워낙 제 개인 취향인지라 많은 분들이 좋아해 주지는 않는 것 같아서 요즘에는 드리지 않고 있어요. 원하시는 분이 계시면 선뜻 드립니다. 참고로 저는 호랑이띠가 아닙니다(웃음).
Q. 사장님은 채소 소믈리에 이기도 하시죠. 그리고 피자 오마카세를 꿈꾸기도 하신다고요. 사장님은 어떤 요리를 해왔고, 하고 있고, 또 추구하는지 궁금해요.
채소소믈리에는 제가 요리를 시작하기 전부터 갖고 있던 자격증 중 하나에요. 예전부터 음식을 먹을 때마다 저는 그 음식에 대한 조리법보다 이 음식이 어떠한 재료로 어디서 왔는지가 궁금했었어요. 이런 궁금증을 항상 갖고 있었는데 우연히 채소소믈리에라는 자격증 수업이 있다는걸 알게 되서 습득한 건데 이게 지금 이렇게 도움이 될 줄 꿈에도 몰랐네요(웃음).
제 요리의 시작은 피자집이 아닌 레스토랑이였는데 어쩌다 보니 지금 피자를 하게 되면서 요리에 대한 갈증이 조금씩 계속 있던 찰나에 그럼 피자에 요리를 접목해 보자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제가 진짜 원하는 건 재료에 맞는 각기 다른 도우의 피자를 만들어서 음식을 내는 건데 현재 폴베리 공간과 혼자 힘으로는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라 이런 욕심은 잠시 접어두고 대신에 한 달에 한 번씩 제철재료를 활용한 시즌메뉴로 욕구를 채우고 있는 중이에요. 추후에 매장을 좀 더 크게 옮기게 되면 지금과는 다른 스타일의 피자를 내는 게 목표에요. 지금도 계속 준비하고 있습니다. 아이디어는 많은데 실행을 못 하고 있어서 슬픕니다(웃음).
# 온전히 나와 함께한 사람과 맛있는 음식에만 집중한다면
Q. 폴베리를 즐길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에 대해서 한 말씀 해주신다면?
폴베리는 정말 작은 가게에요. 옆사람이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숨소리까지 다 들릴 정도라 분위기를 잡고 싶은 생각으로 오시면 낭패입니다. 그냥 편안한 마음으로 내가 가장 좋아하는 사람과 가장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싶다는 생각으로 가볍게 와주셨으면 좋겠어요. 잘 쉬지도 못하고, 불안하고, 남 눈치만 보는 게 현대인의 일상이잖아요. 그런 불편함들을 다 버리고 온전히 나와 함께한 사람과 맛있는 음식에만 집중하는 게 폴베리를 즐기는 가장 좋은 방법인 것 같아요. 그렇게 폴베리를 이용하신다면 그 시간이 정말좋은 추억이 되시리라 믿습니다.
Q. 진열된 LP를 보니 여쭤보지 않을 수 없는데요. 사장님, 음악 좋아하시나요?
호랑이 그림 설명할 때도 하는 이야기인데, 사실 고등학교 때부터 20대 중반까지는 음악을 좀 했었어요. 예전 PC통신 시절 때부터 동호회에 가입해서 힙합 디제이로 활동을 했었고요. 지금은 음악이 아닌 음식을 하고 있지만 음악에 대한 미련이 계속 남아있어서 제 공간 곳곳에 제 취향이 담긴 무언가를 두고 싶어서 진열해봤어요. 디제잉을 하면서 프로듀싱에도 관심이 가게 되고 그러다 보니 디제이들이 만든 음악을 지금까지 계속 듣고 있어요. 음악을 관둔 뒤로 새로운 걸 찾아 듣질 않아서 항상 오래 전 음악만 듣고 있긴 하지만요(웃음). 생각해보니 최근에는 딸아이 덕분에 아이돌 음악을 제일 많이 듣고 있습니다.
Q. 작년에는 국산 밀가루 브랜드 ‘우리밀’과 팝업 스토랑을 진행하기도 했어요. 노종훈 작가님과의 디너쇼도 열고, 쿠킹클래스를 열기도 하시죠. 음식을 매개로 세상과 소통한다는 느낌을 받았는데요. 이런 이벤트를 여시는 이유와 앞으로 계획된 것이 있다면 소개 해주시면 좋겠어요.
아까도 말했듯이 국산 밀에 대해 사람들이 관심을 갖게 해주는 게 첫 번째 목표이다 보니 뭐라도 하자는 생각이 있었고, 대외 활동이라던지 어떤 기회가 생기면 무조건 응했던 것 같아요. 혼자 가게에 계속 있다 보니 사람에 대한 갈증도 있어서 새로운 사람을 만날 때마다 저도 기분이 좋아지고 새로운 아이디어도 생기는 것 같고요. 성격상 늘 새로운 걸 해야만 즐거운 사람인지라 제가 좋아서 하는 게 가장 큰 이유인 것 같아요. 앞으로는 좀 더 많은 사람들이 국산밀에 대한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제품을 만들어 볼까 생각하고 있어요.
Q. 폴베리는 앞으로 어떤 공간이 되었으면 하고 바라시는지?
손님들 대부분이 멀리서 와주시는데 주차도 안되고 자리도 협소하다 보니 제 마음이 계속 불편하더라고요. 그래서 앞으로는 좀 더 넓고 쾌적한 공간에서 편안하게 즐기실 수 있도록 하고 싶어요. 그리고 제가 정말 원하는 피자 만들어서 모든 사람들이 폴베리에서 새로운 경험을 즐길 수 있도록 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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