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RO 핫한 플레이스의 힙한 플레이리스트를 소개합니다!
‘지금 나오는 노래 완전 좋은데, 이건 다 누가 알고 선곡하는 거지?‘ 이런 생각, 해 보신 적 있나요?
요즘 ‘핫’하다는 거기! 감성 충만한 분위기에 흐르는 노래마저 힙하다고 소문이 자자한 바로 거기!
이 음악을 나만의 플레이리스트에도 넣고 싶은데, 주변 소음 때문에 검색에 실패하는 일이 다반사.
그렇다고 점원에게 물어보기는 조금 부끄러운 당신을 위해 준비했습니다.
핫한 플레이스의 힙한 플레이리스트 – 한 달에 두 번, [핫플힙플]이 전하는 흥미로운 선곡 이야기를 만나보세요.
자료제공: 비스킷 사운드
HOT PLACE <카페 침묵>
주변의 수많은 자극과 도파민으로부터 잠시 멈춰서 조용히 나를 바라보고 싶은가? 그렇다면 아현동에 위치한 <카페 침묵>을 추천한다. 입구부터 ‘대화 금지’라고 적혀 있는 이곳은 그 누구에게도 방해받지 않고 카페에서 조용히 책을 읽고 싶은 주인장이 자신에게 가장 필요했던 공간을 직접 만들면서 시작됐다. 언제 가더라도, 누가 옆자리에 앉더라도 반드시 조용히 쉴 수 있는 공간 말이다. 이곳에서는 직원도 손님도 대화할 수 없다. 다만 각자 자리에서 침묵을 지키며 카페에 흐르는 음악을 가만히 들을 뿐.
INTERVIEW <카페 침묵>
Q. 반갑습니다. 지니뮤직 구독자에게 인사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도 음악을 좋아하는 한 사람으로서 지니뮤직 구독자에게 인사 드리게 되어 반갑네요.
Q. 카페 침묵, 한 줄의 문장으로 간단하게 정의한다면 어떤 공간이라고 소개해 주실 수 있을까요?
언제 가더라도 “반드시, 조용히, 쉴 수 있는” 공간이라고 소개하고 싶습니다.
Q. 이곳에는 꼭 지켜야 하는 것들이 있다고 들었어요. 어떤 것들인가요? 그리고 이렇게 운영하시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대화 금지”이고 귓속말도 금지입니다. 휴대전화는 무음, 동영상 감상 시는 이어폰으로, 노트북 등 사용 시는 시끄럽지 않도록 주의해 주셔야 합니다. 저도 카페를 좋아하고 카페에서 조용히 책 읽는 걸 좋아하는데, 카페에 간 날 옆자리 손님에 따라 가능할 때도 있고 불가능할 때도 있어서 대화 금지카페가 있다면 좋겠다고, 만약 내가 카페를 하게 되면 대화 금지카페를 하겠다고 주위 사람들에게 말했죠. 그러니까 제게 필요한 카페이기도 하고 저 같은 누군가에게 필요한 카페라고 생각해서입니다. 언제 가더라도 반드시 조용히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이 되는 것이죠.
Q. 클래식 애호가들 사이에서는 이곳이 꽤 유명하더군요. 클래식 음악을 듣기 좋은 음향 시스템을 갖춘 공간이라는 평이 많아요. 관련한 말씀 나눠보고 싶은데요. 각 장비들을 간단히 소개해 주시면 좋겠고, 소리와 관련해서 신경 쓴 부분이 있다면 어떤 것들인지 궁금합니다.
스피커마다 특성이 있는데 카페 침묵의 스피커(자비안 줄리에타)는 클래식을 잘 울려줍니다. 특히 고음악이 좋습니다. 달리 말하면 소리가 또렷하면서도 자극적이지 않습니다. 그 스피커를 더 잘 울리도록 앰프나 CD플레이어 등을 매칭했습니다. 카페의 벽면과 바닥도 어느 정도 예상 속에서 공사를 했는데 다행히 카페 구석구석 소리가 잘 들립니다.
침묵 카페이니까 가능한 한 소리로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신경 썼습니다. 오디오도 그렇고요. 전동그라인더 대신 수동그라인더를 사용하고 백색소음이 심한 제빙기는 쓰지 않고 얼음을 받아 쓰고 있습니다.
Q. 방문자 후기엔 선곡 얘기도 빠지지 않고 나옵니다. 선곡을 누가 어떻게 하시는지? 클래식 장르만 틀어주시는지? 그리고 주로 CD인 것도 인상적이에요.
선곡은 제가 합니다. 그날 기분에 따라 선곡하는데, 주로 클래식 음악을 틉니다. 카페 침묵에서는 클래식 CD 1장 전체를 다 듣습니다. 그리고 클래식 CD와 CD 사이에 세상의 모든 음악, 즉 가요, 팝, 재즈, 월드뮤직 등 1곡을 틀죠. 클래식도 좋아하시지만, 사이에 트는 한 곡을 손님들이 많이 좋아하시더군요. CD로 음악을 트는 건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손님이 지금 흐르는 곡이 무엇인지 알 수 있다는 장점도 있죠. 오디오 위에 CD가 전시되어 있으니까요.
Q. 카페 침묵은 올해 오픈 한 것으로 알고 있어요. 이전에도 카페를 운영하셨는지? 클래식 음악이나 음향과 관련한 쪽, 아니면 책과 관련한 일을 해오셨는지 궁금합니다. 사장님의 경험이 카페 침묵과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요?
네이버 나우에서 클래식 선곡을 하긴 했지만 본업은 음악이나 카페와 관련한 일은 아니었습니다. 확실한 건 카페정키라고 해도 될 듯합니다. 앞서 말했지만 카페에서 책 읽는 걸 제일 좋아해서 이런 카페를 만들었다고 할 수도 있겠네요.
Q. ‘오디오 석’의 운영과 ‘마음 서가’ 코너도 인상적이에요. 관련한 설명을 부탁드려요.
취향의 영역이긴 하지만 음악을 어떻게 듣느냐에 따라서 감동이 다르죠. 집에 오디오를 갖추고 음악을 듣는 분이 많지는 않을 것 같아서 좋은 오디오로 듣는 음악은 어떤지 경험을 해보시라고 오디오 석을 마련했습니다. 색다른 경험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혹은 좀 더 집중해서 음악을 듣고 싶은 분을 위해서이기도 합니다.
‘마음서가’는 ‘프립(Frip)’에서 프립 이용객을 위해 준비해 놓은 것입니다. 마음서가 말고 바에 기증받거나 제가 집에서 가져온 책이 몇 권 있습니다. 그림책도 한 권 숨어(?) 있는데 꼭 찾아서 보시길 추천합니다.
Q. 특별히 자랑하고 싶은 게 있다면 말씀해 주시면 좋겠고, 이곳을 잘 즐길 수 있는 팁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카페 침묵은 드립커피 전문점이기도 합니다. 한국 스페셜티 커피를 이끌고 있는 세 곳(커피리브레, 펠트커피, 헬카페)의 원두를 받아서 내려 드립니다. 근데 드립 커피전문점이라 드립커피만 합니다(웃음). 물론 허브티, 하이볼 등 다른 음료도 있어요.
카페라면 ‘제대로 된’ 의자를 갖춰야 한다고 생각해서 의자에도 신경을 많이 썼습니다. 책 읽기 등 편한 의자가 있고, 또 맞은편 의자는 노트북 작업하기에 좋게 자세를 잡아줍니다. 작업할 때 이용해 보시길 추천합니다.
Q. 싱어송라이터의 앨범 감상회 같은 이벤트도 열린 것으로 알고 있어요.
대화 금지 카페 침묵 영업일은 수~일인데, 월/화는 예전 ‘한 잔의 룰루랄라’ 사장님께서 침묵해제(대화 가능) 카페로 운영하십니다. 룰루랄라레코드 사장님이기도 하셔서 음반 감상회를 진행하신 거였습니다. 당분간 이벤트가 있다면 룰루랄라 사장님 주관하에 진행하는 것일 겁니다.
Q. 사장님의 인생 음반이 궁금합니다. 꼽은 이유도 듣고 싶고요.
좋아하는 음반이 너무 많은데요. 클래식만 빼고 음악을 들을 때 저를 클래식의 세계로 빠트린 음반이 있습니다. 파비오 비온디와 에우로파 갈란테가 연주하는 비발디의 ‘사계’ 중 여름이었죠. 라디오에서 우연히 듣는데 그때 정말 꼼짝도 할 수 없었습니다. 그 후로 클래식을 열심히 듣기 시작했으니 인생 음반이라고 해도 되겠네요.
Q. 카페 침묵은 앞으로 어떤 공간이 되기를 바라시는지?
살면서 누구나 “반드시 조용히 쉴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할 때가 있을 겁니다. 그때를 위해 카페 침묵이 언제나 자리를 지키고 있기를 바랍니다. 또한 카페 침묵은 무엇을 하는 곳이라기보다 무엇도 하지 않아도 좋은 공간이 되면 좋겠습니다. 그냥 마음 놓고 편히 쉬고 가는 공간이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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