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RO 핫한 플레이스의 힙한 플레이리스트를 소개합니다!
‘지금 나오는 노래 완전 좋은데, 이건 다 누가 알고 선곡하는 거지?‘ 이런 생각, 해 보신 적 있나요?
요즘 ‘핫’하다는 거기! 감성 충만한 분위기에 흐르는 노래마저 힙하다고 소문이 자자한 바로 거기!
이 음악을 나만의 플레이리스트에도 넣고 싶은데, 주변 소음 때문에 검색에 실패하는 일이 다반사.
그렇다고 점원에게 물어보기는 조금 부끄러운 당신을 위해 준비했습니다.
핫한 플레이스의 힙한 플레이리스트 – 한 달에 두 번, [핫플힙플]이 전하는 흥미로운 선곡 이야기를 만나보세요.
자료제공: 비스킷 사운드
HOT PLACE 〈dst.club〉
잠실 석촌호수 근처 송리단길 골목에 위치한 오늘의 공간 dst.club은 라이브 공연이 열리는 다이닝 바다. 상호인 dst.club을 풀어서 쓰면‘Doing stupid things club’으로 타인이 원하는 것이 아닌 내가 진짜 좋아하는 일을 해보자는 마음이 담겨 있다. 기존의 재즈 바나 다이닝 펍의 어법을 따르지 않는 캐주얼한 분위기와 쉐프들이 정성껏 내는 수준 높은 요리는 뎨스티를 단숨에 핫플레이스로 만들었다. 거기에 다양한 장르의 음악 공연은 물론 독서, 영화 모임을 비롯한 경계 없는 콘텐츠는 앞으로도 뎨스티를 흥미롭게 지켜볼 이유를 만들어준다.
INTERVIEW 〈dst.club〉
Q. 안녕하세요, 지니 뮤직 구독자에게 인사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dst.club입니다.
Q. 상호인 ‘dst.club’, 어떤 뜻이 담겨 있을까요?
dst는 ‘Doing stupid things club’이라는 뜻이에요! 타인이나 사회가 원하는 것이 아닌, Stupid하게 진짜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해보자는 취지에서 만들었습니다. 나이가 들고 회사에 다니다 보니, 내가 좋아하는 것들은 잊고 살게 되더라고요. 어떤 면에서는 어른이 된 것 같았는데 문득 돌이켜보니 이건 내가 원하는 게 아니라, 타인이나 사회가 원하는 모습이었어요. 이렇게 시시하게 살다 죽을 순 없지, 싶었습니다.
Q. 인스타그램 프로필을 보면 소개란에 Bar가 아닌 예술 & 인문학 웹사이트라고 적혀 있고, 메뉴판에 적힌 “(dst는)맛있는 음식과 와인, 음악, 그리고 책이라는 기둥으로 서 있습니다”라는 글귀가 쓰여 있기도 해요.
dst.club은 어떤 공간 또는 브랜드인가요? 그리고 그렇게 정의 내리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무한도전'과 비슷한 것 같아요. 우리가 좋아하는 것들은 ‘stupid’하게 다 해보려고 합니다. 무한도전의 모든 에피소드를 관통하는 단 하나의 주제를 정의하긴 어려운 것 같아요. 가볍고, 웃기고, 편안하지만 때론 시사점도 던지고, 소외된 것들을 보살피기도 하고, 사회비판도 마다하지 않습니다. 알고 보면 꽤나 우아한 은유와 상징도 많아요. 뎨스티도 마찬가지예요. 우리의 행동과 표현이 stupid하고 콘텐츠의 범위는 넓지만, 그 핵심은 단단하길 바랍니다.
Q. ‘미슐랭 2스타 출신 쉐프의 정성을 담은 요리’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는 dst.club입니다. 이곳의 음식, 주류 등을 소개해 주시고 자랑도 해주세요.
뎨스티의 주방을 책임지고 있는 한수, 성진셰프 자랑을 안 할 수가 없습니다. 요리 과학고등학교 때부터 칼을 잡았는데, 미슐랭 1, 2 스타 업장에서 오랜 경력을 쌓고 이번에 합류했습니다. 음식 하나하나를 정말 맛있게 빼내는데, 요리 알못인 저는 볼 때마다 감탄합니다. 스테이크에 들어가는 소스 하나를 만드는 데에도 재료가 10개가 넘게 들어가고, 숯불에 굽고 10시간 이상 끓입니다. 맛도, 비주얼도, 정성도 끝내주지요. 그리고 요리에 대한 열정으로 제철 재료를 이용한 신메뉴도 계속 선보이고 있어요. 주류는 내추럴 와인, 컨벤셔널 와인, 맥주, 위스키 및 데킬라를 취급하고 있어요. 저희가 현재 내추럴 와인을 가장 좋아해서 비중이 제일 높은데, 앞으로는 막걸리를 팔 수도 있고, 사케를 들일 수도 있어요. 뎨스티에서는 음식, 주류를 포함한 모든 콘텐츠와 이벤트가 경계 없이 항상 열려있습니다.
Q. 송리단길에 자리를 잡은 이유가 궁금해요.
송파구는 인구수에 비해 문화, 예술을 향유할 수 있는 공간이 많지 않습니다. 다른 거점 상권에 비해 다양성이 부족한 것 같았어요. 그래서 저희가 활기를 불어넣고 싶었나 봅니다. 너무 시끄럽고 번잡스러운 것도 피하고 싶었지만,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하기 때문에 친구와 함께 올 수 있는 접근성은 높아야 했죠. 이런 밸런스를 훌륭하게 갖춘 곳이 송리단길이라고 생각합니다.
Q. 공간의 비주얼 콘셉트가 궁금합니다. 여느 재즈 바와 달리 캐주얼하고 힙한 인테리어가 인상적이에요. 공연이 가능하도록 셋팅된 악기와 시스템 등에 대해서도 소개해 주시면 좋겠고요.
인테리어는 우드톤 베이스+플랜테리어에 팝컬러를 적절히 사용하려고 했어요. 가죽으로 만든 신발과 옷을 길들이는데 시간이 걸리지만 점점 우리에게 맞게 변형되는 것처럼, 시간이 흐르면서 멋진 에이징이 되길 바랐습니다. 시스템이나 악기는 크게 내세울게 없습니다. 평소에 음악을 틀 때는 역사상 가장 많이 팔렸다는 JBL 4312와 마란츠 앰프를 매칭해서 사용하고 있고, 공연 때는 EV 컬럼 스피커와 마이다스 디지털 믹서를 사용합니다. 사운드 엔지니어가 스피커, 앰프, 위치, 어쿠스틱 등을 신경 써주셔서 같은 모델 대비 좋은 퀄리티를 유지하고 있어요. 악기는 그랜드피아노와, 드럼이 있습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대출을 더 못 받아서 업그레이드 못 한 게 맞지만, 부끄럽지는 않습니다. 뎨스티 특유의 유쾌하고 밝은 에너지와 멋진 뮤지션분들과 쿨한 손님들만 있으면 확성하지 않고 본연의 목소리로 노래하고 드럼 대신 책상을 치며 연주해도 충분하다고 생각해요.
Q. 지니뮤직 핫플힙플은 좋은 공간, 그리고 그 공간에 흐르는 음악을 소개하는 콘텐츠입니다. dst.club의 음악은 누가 어떻게 선곡하는지?
보통 저희가 음악을 틀지만, 모두가 틀 수 있습니다. 장르에 제한이 없어요. 8090 가요부터, 브릿팝, 재즈, 아이돌, 인디, R&B, 발라드, 일본, 남미 사운드까지 손님과 날씨, 시간과 분위기에 맞는 곡을 플레이합니다. 단골분들은 알아서 와서 노래를 틀고 가기도 하고요, 이제 곧 다시 시작하는 "Don't Stop The music" 음악모임에서는 각 테마에 맞는 음악을 미리 신청해서 들으면서 놀 수도 있어요. 참고로 확장이전 후 첫 테마는 "내일 출근 안 해"로, 다음날 출근 안 하는 금요일 밤에 함께 듣고 싶은 음악을 들을거예요. 저는 김건모의 "잠 못 드는 밤 비는 내리고"를 틀 거고요.
Q. 음식과 음악, 그리고 책은 dst.club의 기둥이자, 이곳을 운영하는 사람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가 아닐까 합니다. 운명의 책과 음악이 있다면 소개해 주세요.
참 곤란한 질문이네요. 그때그때 바뀌는데, 지금은 서머싯 몸의 <달과 6펜스>와 그리고 음악은 퀸의 ‘Somebody to love’가 생각 납니다. <달과 6펜스>는 고갱을 모델로 한 작품인데, 정열적인 예술가의 생애를 비밀스럽고 환상적으로 그려낸 작품이에요. 종종 펼쳐보는 책이라 지금 보면 구성과 내용이 조금 유치하게 느껴질 때도 있지만, 불꽃처럼 매력적인 소설임에는 틀림없습니다. "Somebody to love"는 21년, 24년에 가게를 오픈했을 때 처음으로 플레이한 곡입니다.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 인트로에서 프레디 머큐리가 무대에 오르기 전에 흘러나왔는데, 어쩌면 저희의 첫 작품이라고 할 수 있는 뎨스티를 세상에 선보이는 날, 우리만의 꿈과 설렘을 닮은 느낌이었어요. 이 노래를 들으면 오픈하는 날 창가를 통해 들어오던 햇볕과 그 떨림이 느껴집니다.
Q. 재즈 라이브는 물론, 인디 음악가의 공연도 진행되는 걸로 알고 있어요. 때로는 독서 모임이 열리기도 하고요. 공연과 모임에 대한 소개와 앞으로 계획된 재미있는 일에 대해서도 간단히 소개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공연과 모임 또한 장르, 제한 없이 운영 예정이에요. 재즈공연이 제일 많지만, 확장 이전 오픈 날에는 바밍타이거의 소금님이 오셨었고, 밴드 87댄스나 9와 숫자들과 같은 뮤지션들도 종종 초대합니다. 예전에도 가야금, 포크 등 다양한 장르의 공연을 열었었어요. 독서, 음악, 영화모임을 정기적으로 운영했고, 앞으로도 계속할 예정입니다. 시인을 초대하여 낭독회 했던 것도 재밌었고, 영화감독 시사회도 흥미로웠어요. 마술쇼나 스탠딩코미디, 차력 쇼같은 것도 재밌을거 같네요. 재밌는 아이디어가 있다면 먼저 제안해 주셔도 좋습니다!
Q. dst.club은 앞으로 어떤 공간이 되었으면 하고 바라나요?
최근 심심해서 만들어본 포스터에 "세상의 모든 고민 해결-we gonna make your life rainbow-colored!"라고 적었어요. 뎨스티를 한 문장으로 정의하기 어렵지만, 어찌 됐든 저희 공간에 오시면 무거운 고민은 잠시 내려두고, 즐겁게 놀다 갈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좋은 와인, 음식, 책, 그리고 음악은 목표가 그 자체에 있는게 아니라 모두 우리네 행복을 위한 거라고 생각해요. 당신의 지루한 일상을 무지갯빛으로 만들어줄, dst.club이 되겠습니다.
0